미래연구

[스크랩] -* ‘세계미래회의 2008’ 참관기 *-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09. 4. 12. 11:27

                               

‘세계미래회의 2008’ 참관기

 

“2018년에 신문기자, 2020년엔 방송인이 소멸할 것” (빌 게이츠)

 

 

지구 온난화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

 지난 7월 26~2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2008년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에는 5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미래 전문가들이 참석, 120여개 분과에서 400여명이 미래를 예측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0여명이 참가한 데 이어 올해도 이영탁 前(전) 국무조정실장, 안광기 건설기술평가원 부원장, 문기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미래전략과 사무관, 황지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예측센터장, 김원택 홍익대 교수와 필자 등 미래예측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유엔미래포럼(제롬 글렌 회장)은 지난 13년간 2500명의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지구촌의 여러 가지 문제를 매년 점검해 <유엔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를 내고 있다. 유엔미래포럼은 올해 <유엔미래보고서>에서 미래사회는 결과적으로 더 살기 좋아진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올 보고서에 나타난 미래사회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휴대전화, 인터넷, 국제교역, 통역기계, 초음속 항공기 등이 출현해 세상은 이동성이 강화되고 점차 좁아지고 있다. 기술과 사회는 진화하며 인간 수명은 길어지고 문맹률과 영아 사망률은 낮아지고 전쟁이나 국제분쟁도 줄어들었다. 2015년이 되면 빈곤율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고 아프리카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빈곤퇴치가 가능해진다.
 
  2015년이 되면 과학·교육·경제 분야는 눈부시게 발전한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유전적 질병은 퇴치가 가능해지고 개인별 의료진단을 통해 각자 체질에 맞는 약이 투여되고 장기이식이 가능해진다. 아프리카 산골에도 인터넷이 들어가는 등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하면서 종래의 국가나 사회기관이 조절하던 개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가·국적·언어가 통합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미래사회는 국가 개념보다는 개인의 가치관과 관심도가 사람들을 뭉쳐 주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시대에 돌입한다. 종래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적인 권력’이 새로운 형태의 시민을 만들어낸다. 정치 행위나 과정, 특히 국가 지도자의 정책결정이나 행정의 행태를 송두리째 바꾸어 버린다. 이런 현상은 이미 인터넷 강국이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
 
  물·식량·에너지 부족, 기후변화 문제는 미래로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사막화 현상과 자연재해로 移住(이주)가 늘어나고 있다. 테러, 부패, 국제적 조직범죄는 발전하는 미래사회의 걸림돌이 된다. 식량 가격이 두 배로 올라 이미 37개국이 식량부족 국가로 전락했다. 食費(식비)가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며 2013년에는 지금의 50%, 30년 후에는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가 30억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다 식량과 물 부족이 겹치면서 미래사회에선 다양한 전쟁과 갈등이 일어난다. 지구온난화는 생각보다 빨리 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30년에 옥수수 작물 재배량이 30% 감소할 것이며, 2025년에는 30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다. 우선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빙하는 이미 지난 2년간 과거에 비해 두 배나 더 많이 녹았다. 기후 변화로 局地戰(국지전), 인종말살, 테러가 증가한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 확보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지만 대안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각국 정부는 原電(원전)을 350基(기) 더 건설하는 사업을 벌여 現存(현존)하는 438개와 함께 78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필요한 원전 규모인 2000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원자력 발전소 한 기를 건설하는 데 대당 50억~150억 달러가 소요되고 2000여기를 만드는 데도 15년이나 걸린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2050년이 되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사실상 8000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하게 된다. 지구촌에 매장된 우라늄 양도 충분치 않고 테러분자들의 공격에 의한 원전 사고의 위험성도 있다.
 
  5년 후면 여름에 남·북극에서 얼음이 사라질 수 있다. 바다 속 빙하는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22%가 녹았다. 곧 북극으로 배가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종래 과학자들이 2030년이나 2050년에 가서야 일어날 것이라고 추정한 현상이었다. 미국 중국 인도 등에서 앞으로 4년간 850개 이상의 화력발전소를 더 짓게 되는데, 이 발전소가 20년간 운영되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할 것이다.
 
  대안으로 태양열 이용 방안이 개발 중이다. 2050년에는 유럽 전기의 25%가 북아프리카의 태양열 발전소에서 생산돼 수송 가능하다. 앞으로 5년 동안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약 10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한다. 재생 및 대체에너지도 개발되고 있다. 2년 후 중국 자동차의 절반은 하이브리드로 생산한다.
 
  그러나 여전히 각국 지도자들은 기후변화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전략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리얼 타임 델파이’ 등 국제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실제 유엔 등에서 글로벌 전략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나서고 있다. 


세계미래회의 각국 지부 대표들. 앞줄 가운데가 필자.

  나노 기술의 등장
 
  2015년이 되면 나노 기술(nano technology)이 조금씩 산업현장을 바꾸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노가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 공정의 주류가 되는 시기는 2020년쯤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제2의 산업혁명(the next industrial revolutions)’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나노 기술은 국방 분야에서 가장 먼저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국방 분야에 매년 10억 달러(10조원)를 퍼붓고 있다. 다만 2009년에 바뀔 정권은 부시 정권에 신물을 내는 국민들의 변화 욕구에 의해 이라크 전쟁에 퍼붓던 돈을 대체에너지 개발로 넘기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차기 미국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보다는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더욱 중요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테러집단이 핵무기를 소지할 가능성도 우려로 제기됐다. 테러집단이 10년 후 핵무기를 소지할 가능성은 75%나 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범죄집단과 테러집단이 지난 2004~2007년까지 테러에 핵 물질을 이용한 경우가 이미 150건에 달한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바 있다. 국제범죄는 극성을 부려 한 해에 국제 범죄집단의 예산이 2조 달러에 달한다.
 
  미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2015년이 지구촌 위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2015년은 ▲선진국이 인구 감소로 힘이 빠지면서 아시아로 권력이 넘어오는 시기 ▲선진국의 低出産(저출산) 高齡化(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시기 ▲나노 생산 공정이 도입되지만 미완의 기술이라 문제가 많은 시기 ▲‘웹 3.0’ ‘웹 4.0’ 등 다양한 3D가 실생활에 들어오고 가상 현실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 ▲똑똑한 군중이 국제기구나 연방정부의 힘을 무서워하지 않고 각자 하고 싶은 대로 군중행동을 하며, 이들을 다룰 리더십은 전무한 시기라고 본다. 이런 상황은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고, 이는 정부의 조정능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권력은 수시로 바뀌면서 무정부 상태가 올 수도 있다.
 
  텔어스 연구소가 낸 <위대한 전환>(Great Transition)이라는 미래예측 보고서도 2015년에 지구촌에 대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일어난 정보통신산업 붐이 끝나고, 이를 대체할 산업은 제대로 된 성장동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T혁명과 통신산업의 붐은 기적 같은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지속된 자본주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美 항공우주국(NASA)이 촬영한 위성사진.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빙하가 급속히 녹아 없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5년 선진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팽창일로를 걷던 경제가 주춤거리고 고령화로 인한 복지예산 소요가 급증한다. 인구감소로 여성, 장애인, 고령인구가 본격적으로 생산노동력으로 흡수되면서 사회구조도 변할 것이다. 이들의 생산활동 참여를 위한 예산 투입도 증가될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인구폭발로 인한 식량부족, 수산업 붕괴, 물 부족이 여러 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국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원비용도 지속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다. 종이나 포장재 등 森林(삼림) 제품 가격이 급상승하고, 亂(난)개발로 환경오염은 심각해진다.
 
  이런 문제들이 심화되면서 사회가 동요하고 곳곳에서 과격 데모가 일어날 것이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수백만명의 수산업자들이 데모를 하게 되며 이라크에서는 물 부족으로 대대적인 소요사태가 일어난다. 다국적 글로벌기업의 지배에 항의하는 데모대가 출현하고 빈곤, 빈부격차, 환경오염이 심화되면서 사회불안이 극대화된다.
 
  모든 불만이 위기 수준에 달하지만 글로벌 리더로서 국제질서를 유지할 만한 힘을 가진 국가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미국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힘이 빠지고 중국은 여전히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한다. 국제경찰이 사라지고 국제 리더십에 블랙홀이 생긴다. 비효율적으로 변해 버린 화폐나 금융시장 또한 글로벌시장의 힘을 위축시킬 것이다.
 
  글로벌 질서나 물질 만능주의에 대한 X세대들의 반항도 거세질 것이다. 2015년이 되면 X세대들이 최대 인구를 가진 세대로 뭉쳐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만들고 개혁하려 들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인터넷 댓글을 달고 1인 시위나 촛불집회 같은 똑똑한 군중시위(smart mobs) 운동에 동참한다.
 
  ‘남자의 미래, 미래 남자의 역할(The Future of Men, navigating the Future Through New Roles)’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한 에이미 오버그 킴벌리社(사) 수석연구원과 조 블란드 킴벌리 이사는 남자의 역할이 소멸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금요일 오후 5시에 집을 나가 주말을 스포츠로 즐기던 남자들, 술을 마시며 토요일 하루를 보내던 남자들이 이혼을 당하거나 스포츠도 더 이상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남성상은 육체적으로 건장하여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이었다. 또 남자는 집안에 빵을 가져다 주는 사람, 즉 돈을 벌어 오는 역할을 하며 제임스 본드의 강력한 섹스 심벌로 대표되는 공격자 또는 지배자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경제활동 구조가 달라지면서 남성의 역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남성만 돈을 벌어 오는 시대가 지난 것이다. 농경시대에는 남성의 筋力(근력), 민첩함, 사냥솜씨, 싸움기술이 팀 리더의 역할을 가능하게 했다. 산업화 시대나 정보화 시대에서도 남성은 엔지니어나 군인, 정치인, 지식인, 경영인, 리더로서의 역할을 가졌다.
 
  그러나 서비스산업 시대에는 여성이 경쟁력을 가진다. 서비스경제에서는 접촉(touch), 지식(knowledge), 발명과 창의성(innovation & creativity)이 중요하며 육체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일거리들은 사라지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가 금융, 호텔 요식업, 교육, 간호사, 점원 등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주변 환경에 더 민감하고 인지능력과 감수성을 갖고 손쉽게 변화에 적응하는 장점을 가진 반면, 서비스경제에 여성처럼 감성적이고 정교하게 적응하지 못한 남자는 미래사회에 부적응하고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 등은 인터넷의 출현으로 똑똑한 개인이 각자 記者(기자)가 되어 2018년에 신문기자, 2020년에는 방송인이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블로거, 1인 방송국, 1인 신문사로 개인이 언론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도 인터넷의 등장으로 신문·방송의 소멸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기술적으로 레이 쿠즈와일이 발명한 음성인식 기기로 뉴스는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듣는 형태로 바뀐다는 것이다. 
  

  신문·방송의 소멸?
 
가판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잡지와 신문. 이번 미래회의에서 전문가들은 기존의 신문, 방송의 미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심지어 윌리엄 크로스만 박사는 2050년 문자의 소멸을 예측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상시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점점 바빠지고 이동 시간이 많아지면서 한곳에서 무엇을 오랫동안 할 수 없어진다. 이런 환경으로 키보드가 사라지고 모든 명령은 음성으로 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글을 써보지 않고도 지식을 얻게 되어 결국 문자의 소멸로 간다는 주장이다.
 
  로사 알레그리아 상파울루 가톨릭대 교수는 ‘언론의 변신’을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국가광고위원회, 언론윤리위원회, 미디어변화위원회 위원, 시민언론연대 대표를 맡고 있다. 로사 교수의 주장은 언론은 더 이상 과거의 현상을 취재해 是非(시비)를 캐고 누군가를 야단치는 기사로부터 긍정형·미래형 기사를 쓰는 데 주력해야 하며 일반 국민이 원하는 미래사회 변화에 관한 예측 기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1970년대 말 신문사 편집국 내에 정치부를 없앤 영국 등 서구에서는 정치기사가 소멸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치기사를 국민이 외면하기 때문에 정치 기사를 게재할수록 독자를 잃는다는 것이다. 미래사회의 언론은 오히려 국민 개개인에게 글을 쓰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다양한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등 국민과 소통하는 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기사를 완전 배제하고 긍정형·미래형 기사, 예를 들어 미래에 뜨는 산업과 직종, 교육의 변화, 첨단기술이 바꾸는 사회상 등에 대해 다룸으로써 크게 성공한 경우가 윤리시장미디어(Ethical Markets Media)社(사)다. 신문을 과거형이 아닌 미래형으로 쓰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헤이젤 헨더슨 윤리시장미디어사 대표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미래의 진로와 전공, 일자리 선택, 미래의 부자가 되는 浮上(부상) 산업을 찾아주는 기사를 주로 다룬다. 신문을 보지 않고 살던 사람들도 이처럼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면 정보 확보를 위해 다시 신문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윤리시장미디어사는 미디어가 윤리적인 시장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고 녹색 투자, 사회적 책임 투자, 녹색 사업, 녹색 에너지, 윤리적 기업 뉴스, 환경 친화적 기술, 좋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적인 발전 보고서, 뉴스 레터 및 비디오를 콘텐츠로 제공한다. 언론이 돈만 벌거나 국정운영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녹색투자를 하거나 윤리경영을 하고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보도하는 운동에 나서 성공하고 있다.
 
  감성적이고 말초적인 감각을 가진 X세대들은 모든 정보에서 부정형보다 긍정형을 원한다고 한다. 미래세대는 ‘부정적인 것에 대해 부정적’이므로 읽어서 기분 나쁜 기사들만 있는 뉴스보다 읽어서 기분 좋은 글들을 찾아 읽는다는 것이다.
 
  세계미래회의의 ‘25년 후의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가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었다. 지구는 25년 후 여러 곳에서 다양한 種(종)의 종말 징후를 보이게 된다. 생물 종의 종말은 인류 탄생 이후보다 1000배나 빠른 속도로 소멸 중이라고 세계자원연구소는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대체 에너지 개발이 최대 이슈
 
  기후변화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스캇 보그슨 前(전) 미국해양경찰청 차장은 남·북극 빙하가 급속히 녹고 있다고 <포린 어페어즈> 2008년 3~4월호에서 밝히고 있다. 2007년 여름까지 남·북극 빙하가 100만 평방 마일이 녹았다. 50년 전의 빙하 절반이 녹아버린 셈이다. 남·북극에 선박이 드나들 수 있게 되면서 각국은 자연자원 매장량을 탐색하려 할 것이다.
 
  3차 세계대전은 핵 전쟁이 아니라 북극의 領海(영해) 다툼에서 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미 海路(해로)를 확보하려는 각국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북극에 이미 국기를 꽂은 러시아가 달려들었다. 노르웨이도 북극의 자원에 대한 주도권을 이미 선언했고 캐나다나 덴마크도 자국의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북극위원회(the Artic Council)를 개최하여 북극의 영토전쟁을 저지하려 하면서 캐나다와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 2008>은 빙하가 5~32년 내에 다 녹아 내릴 것이라 예측했다. 지구 역사상 2005년이 가장 더운 해였고 2007년은 2005년보다 더 더워 신기록을 세웠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셈이다. 탄소배출을 줄여도 에너지를 사용하는 인류의 존재만으로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그러므로 태양열 에너지를 개발하고 물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축산농가를 줄이는 한편, 동물단백질은 공장에서 생산하고 地熱(지열) 발전 등 대체 에너지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류가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한 최고 에너지기술을 개발하고 빨리 보급하는 것이다.
 
  유엔미래포럼 글렌 회장은 지난 3월 27일 국가미래전략기구설치 권고 및 유엔 기후변화 상황실 설치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간 인트라넷 설치에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기후변화, 물·에너지 부족, 빈부격차, 국제범죄 테러, 질병오염 등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자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상황실에서 新(신)에너지개발 기술을 가장 먼저 집단지성으로 포착해 이를 低(저)개발 국가 등에 제공하여 획기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것이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제3국이 입게 될 기후재앙과 피해는 선진국의 국가 부채보다 많은 1800조원이라고 한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제3국의 환경재앙으로 글로벌 환경기구들이 쏟아 넣은 돈이 7400조원이다. 여기다 援助(원조)가 2만8000조원이다. 월드뱅크가 5500조원을 조성하고, 일본이 1만조원을 5년간 조성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1200조원을 조성했지만 유엔 예측으로는 203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비용이 2만8000조원에서 6만7000조원이 들 것이라고 한다. 이런 분담금은 각국에서 갹출될 것이므로 한국의 분담금도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엔미래포럼은 대책으로 ▲탄소배출세 및 탄소 거래권 도입 ▲환경보존과 리사이클링 활용 ▲밀림보호 ▲기업에너지 효율성 강화 ▲화석연료 의존에서 탈피해 대체에너지로 정책변화 ▲에너지효율성 제고에 각국 GDP의 5% 강제투입 ▲호흡권 ▲국제여행 세금 ▲지구촌 활동세 도입 ▲매년 1500조~2000조원의 금융거래에 1% 세금부과 ▲매년 자동차연비 1마일씩 강제로 높이는 방안을 주장했다. 과학자들이 우주에 태양 커튼을 만들어 지구로 오는 태양열을 줄이는 방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철분을 바다에 뿌리는 기술개발도 제기됐다.
 
  버팔로 주립대학 제임스 캠벨 교수는 지난 1930년부터 미국 대선 예측이 시작된 이래 대선 캠페인에서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모델이 먹혀 들고 미래의 지도자는 인물, 정책, 이슈 선택이 아닌 현 정부 중간평가로 선택된다고 보았다. 장기집권이면 무조건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정보공유화로 똑똑해진 개인은 지도자를 경원시하고 금방 관심이 변해 늘 새로운 사람을 원하게 된다고 보았다. 대선은 결국 현 정부의 반대 정당이나 현 정부와 상관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집단 지성의 등장
 
  ‘집단지성’의 등장도 화두가 됐다. 이 말은 1841년 찰스 메케이가 가장 먼저 쓴 말로, ‘놀라운 군중 망상 혹은 군중의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Mackay 1841)로 정의되었다. 군중심리로 어떤 현상이 옳지 않아도 믿게 되고 그 방향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을 집단지성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 이후에 프리딕션 마켓(prediction market)에 등장한 집단지성을 통해 일반인들은 집단지성의 파워를 알게 되었다. 제임스 수로워치는 그의 저서 <군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에서 한 사람의 지혜보다 여러 사람의 지혜가 더 똑똑한 결론을 가지고 온다고 주장했다. 요즘 기업들은 제품의 결함률이나 소비자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군중 소싱(crowdsourc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집단지성은 이제 정치·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하고 있다. 특히 국민 전체를 상대하는 국가가 의사결정을 할 때 종래의 의회나 간접 대의민주주의가 아닌, 新(신) 직접민주주의, 전자민주주의가 2012년에 보편화된다. 이때가 되면 대통령이나 총리 한 사람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시민이나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정부정책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들의 의견종합 통합이라는 수단으로, 즉 반대하는 국민이 소수가 되도록 의견을 통합하는 수단으로 리얼타임 델파이를 이용하게 된다.
 
  달톤은 한 시골장터에서 군중들이 정확하게 멀리서 본 황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현상을 보고 집단지성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지미 웰즈 회장이 만든 ‘위키피디아’도 집단지성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위키피디아는 오픈 소스로, 이는 누구나 다 위키피디아에 들어가 자신의 지식을 올리고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여과장치를 통해 완전하게 정제되는 과정을 말한다. 전문가나 지식인들이 쓰는 브리태니커와 일반인들이 쓰는 위키 백과사전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 90% 이상의 내용이 같아진다는 결과를 가지고 있다.
 
  이 집단지성을 순식간에 델파이로 처리하여 전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집단지성 처리기술이 바로 리얼타임 델파이다. 델파이 기법은 원래 미국 국방부의 국방연구원인 랜드연구소에서 1960년 초에 개발했고 테드 고든 유엔미래포럼 고문도 참여했다.
 
  특히 질문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링크시켜 놓아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링크된 내용을 읽고 스스로 판단이 가능하다. 이런 라운드리스 델파이는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대답을 이끌어내고 통합시키는 최고의 수단이다.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가 완전히 사라지며 특히 국제기구가 가장 중요한 아젠다를 결정할 때, 또는 다국적기업의 全(전) 세계 임원들이 다음 제품을 결정할 때, 한 국가에서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수렴을 할 때, 정부의 아젠다를 결정할 때 리얼타임 델파이는 필수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현재 리얼타임 델파이로 모든 의사결정, 즉 직원들의 의사결정이나 임원들 간의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이 수백개가 되며, 특히 미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기획국(DARPA)에서도 사용 중이다. 성공적인 사례로 포드 자동차에서 신종 모델을 결정할 때 사용한 예가 있고 유엔미래포럼 등 NGO 국제기구에서 각국 대표의 의견이 분분하거나 문화의 차이가 독특하고 서로 갈등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이슈에 대해 리얼타임 델파이를 통해 관련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스마트 맙(smart mobs)이 사회 혁명 주도
 
  한국은 세계인들이 바라보고 있는 신기록을 계속 깨고 있다. 이제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집단군중이 모여 촛불시위가 진행되며, 몇 명의 지도자가 마이크를 들고 이들을 선동하며, 이들의 선동이 결국 얼마나 성공하는지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즉 군중관리사 양성이 필요하다. 이미 외국에서는 스콧 샌더스, 인디애나주 퍼듀 대학의 소린 마테이 교수 등이 이런 문제에 대해 집중 연구 중이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똑똑한 군중운동(smart mobs)을 ‘차세대 사회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시장경제에 무선전화, 웹이 합류하면서 인간의 삶과 생각을 바꾸는 기술발전이 만든 사회혁명이라고 본다.
 
  미래에는 국가의 힘이 점점 약화될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보고서 <퓨처 매핑 2030>은 기업과 국가 권력의 비중이 현재는 14.3% 대 69.3%지만 2030년이 되면 역전하여 기업의 힘이 85.7%, 국가권력은 30.7%로 감소한다고 보았다. 개인의 권력은 현재 16.8%이지만 2030년에는 83.2%, 온라인 네트워크 그룹의 힘은 현재 18.1%에서 81.9%로, NGO의 힘은 39.4%에서 60.6%로 바뀐다는 것이다. 결국 2030년에는 국가의 힘이 기업, 개인, NGO보다 낮은 30.7%로 빠지기 때문에 정부는 공무원 절반을 국민설득, 국민통합 부서에 배치한다고 한다. 
  
  정부의 미래는 무정부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이 40년 전에 만든 미래공식은 권력이동이 농경시대는 종교, 산업시대는 국민국가, 정보화시대는 기업, 이미 다가온 후기정보화시대는 개인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는 후기정보화시대에선 똑똑한 개인을 설득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보았다. 국가를 믿지 않고 스스로 댓글을 달고, 1인 시위, 1인 매체가 된 국민들이 블로그, 이메일, 문자메시지로 무장해 국가의 힘을 뺀다는 것이다.
 
  대안은 新(신)직접민주주의로 가는 국민들의 ‘똑똑한 자아’를 설득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이 이런 것이 나왔으면 하고 바랄 ‘適時(적시)정책(Just-in-Time Policy)’을 만드는 것이다. 적시정책을 내놓으려면 국민들의 의견수렴뿐 아니라 국민 분위기, 국민 무드를 읽으며 때를 기다리거나, 적시발표를 위한 미래예측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한다.
 
  안드레아 디 마이오는 ‘정부의 미래는 무정부’라는 글에서, 지구촌 여러 정부가 홍보 형태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미 호주, 오만, 싱가포르, 벨기에, 캐나다 퀘벡과 미국 오하이오州(주) 정부 등은 대규모 포털을 통해 정부 홍보를 하고 있다. 정부가 대부분의 정보를 정부 포털에 몇 시간 먼저 올려 신문·방송의 왜곡을 피하고 국민과의 직접소통을 시도한다.

그녀는 2013년이면 현존 정부의 홍보시스템은 70% 정도 실효성을 잃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 포털 사이트는 헬스 케어, 교육, 복지서비스 등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민간 포털보다 방문자 수가 형편없어지며, 정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정부와 민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구에서는 국가가 이미 존재하는 NGO 단체, 기업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이 99.2%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 정부의 국민 소통 방법을 세계 미래학자들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특히 소통부족으로 일어난 촛불시위를 주시하면서, 한국 정부가 빨리 자신들도 배울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래는 촛불시위, 즉 군중심리 전문가가 각광받을 것이다. 군중 설득가, 군중심리학자, 군중행동몰이가, 군중이해 설득전문가, 군중흥분분석가, 군중성향분석가, 집단 지성가, 집단행동연구가, 집단여론 형성가 등 새로운 직업이 탄생한다.
 
  이외에도 90세가 된 미래학자 조 코우츠는 미국의 헌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구조가 완전히 변해 다문화 가정, 동성애 가정, 혼합 가정, 무자녀 가정, 1인 가구 등으로 분화되었음에도 복지 전달체계가 가족중심인 점, 또 이들의 인권 및 복지 혜택 문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교통·통신이 발달하기 전에 만들어진 대선후보 경선이 너무 길고 비효율적이므로 빨리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에선 수술이 없어져
 
  또 미래사회 변화는 법 제도, 다양한 소송 등에서 실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쿠차 박사가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정체성 문제로 법적 소송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특정 존재가 가상현실이나 아바타 등으로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래 가상현실 세계에선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 없다고 폴 티나리어드 박사가 말했고, 소셜 테크놀로지사는 앞으로 군사훈련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이뤄지며 가상대학, 가상여행, 가상섹스가 2020년에 보편화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계미래회의에서 최고 인기 세션은 미래교육 세션이었다. 테드 칸 디자인월즈 회장은 2020년이 되면 교육산업이 최대 부상산업이 될 것이며, 대부분의 교육은 집단지성으로 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수많은 지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전달되게 된다고 말했다.●

                          - 월간 조선 2008년 10월호 -


 - 글 / 朴英淑 세계미래회의·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
⊙ 1955년 구미 출생.
⊙ 경북大 사범대 불어과 졸업.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육학석사, 성균관大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수료.
⊙ 영국대사관 공보관(18년) 역임.
⊙ 現 호주대사관 수석보좌관(9년차),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한국수양부모협회장.
⊙ 저서 <미래예측리포트> <유엔미래보고서> <전략적 사고를 위한 미래예측>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뉴스> 등 미래예측서 6권 출간.

출처 : 미래를 준비하는 삶
글쓴이 : 소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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