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시대-2
공감의 시대’의 저자는 인간의 본성에 공감적 특성의 씨앗이 뿌려져 있으며 인간은 서로를 아끼는 상호의존적 존재라고 강조한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하자 국토를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과지역 주민이 처한 어려움에 공감한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기름띠 제거 작업에 동참했다.
《“그 부분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공감하기는 힘든 것 같다!” 일상에서 가끔씩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해’가 머리로 이루어진다면 ‘공감’은 아마도 가슴의 영역일 것이고 ‘이해’의 온도가 차갑다면 ‘공감’의 온도는 뜨거울 것이다. ‘소유의 종말’, ‘유러피안 드림’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제러미 리프킨의 신간 ‘공감의 시대’는 원제가 영어로 ‘empathic civilization’이다. 직역하면 “감정이입적 문명”이다. ‘empathy’는 남의 아픔에 대해 ‘참 안됐다’ 하며 동정(sympathy)하는 수준을 훌쩍 넘어 감정이입 수준까지 가면서 ‘같이 아픔을 느끼는’ 수준의 경지를 말한다. 아마도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사용되는 ‘더불어’라는 단어가 가진 뜻 중에서 가장 높은 경지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번역서 기준 800여 쪽에 달하는 이 엄청난 분량의 책을 통해 우리 인류 내지는 인간의 본성에 공감적 특성의 씨앗이 이미 뿌려져 있었으며 이러한 공감의 능력 내지는 공감의 문명이 처음에는 가려져 있다가 지속적으로 발현되어 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예와 이론이 등장하고 있지만 모든 얘기는 하나, 곧 공감이라는 단어를 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칸트가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고 했지만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공감적 감성을 가진 존재라고 주장했는데 저자는 쇼펜하우어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다윈이 적자생존을 얘기했지만 말년에 가서는 인간이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를 아끼는 상호의존적인 존재라고 지적한 사실도 언급된다. 기독교의 전파, 문자의 발달, 민족국가의 등장, 아이를 보는 시각, 양육기법 등을 주제로 역사, 언어학, 교육학, 철학, 경제학 등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면서 공감을 주제로 한 논의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그뿐 아니다. 저자는 심리학을 통해서 ‘인간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간의 성적 욕구를 강조한 프로이트의 주장을 다양한 예를 통해 공격하고 있다. 인간이 성적 욕구에 의해 움직이면서 파괴적 속성을 드러낸다는 식의 주장은 인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한마디로 ‘인간’은 프로이트가 얘기하는 식의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다. 인류의 역사가 이타적 속성과 함께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느끼는 ‘호모 엠파티쿠스’라는 입장에서 보면 프로이트의 주장은 인간의 존재를 너무도 ‘폄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데카르트 칸트 프로이트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간이 이성적이고 이기적 존재라는 부분을 그대로 인정하는 바람에 우리 속에 내재된 따뜻함 같은 것을 무시한 채 살아왔다는 자기반성과 동시에, 공감을 중시하는 인류의 본 모습에 대한 다양한 자기 성찰이 시도되고 있다.
****하버드대는 6년간 기업 임원 3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혁신자와 비혁신자를 가르는 첫번째 기술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각각 다른 분야의 문제나 아이디어들을 성공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는 잡스가 15년전 기자들에게 말했던 "창조성이란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확인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잡스는 다른 지도자들과 같은 사물을 보지만 다르게 인지한다. 다르게 인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각과 장소, 사람들에게 자신을 노출시켜야하며, 이 같은 경험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연결시켜 주도록 도와준다.
잡스는 실제로 자신의 모든 생을 그렇게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대학을 중도에서 포기함으로써 서예처럼 정말 흥미를 가지고 있던 수업을 들을 수 있었으며 실제로 서예는 이후 잡스가 아름다운 활자체를 가진 맥 컴퓨터를 디자인할 때 도움을 줬다.
또 애플Ⅱ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첫번째 개인용 컴퓨터가 돼야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메이시백화점 주방용품 코너에서 영감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애플스토어를 처음 시작할 때도 의도적으로 컴퓨터산업 종사자 대신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전 임원 론 존슨을 고용했다. 잡스와 존슨은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결론을 내린 포시즌호텔을 모방해 애플스토어에 돈을 받는 '현금수납원'(cashier) 대신 '컨시어즈'(호텔의 안내인, concierge)를 설치했다.
갤로는 "스티브 잡스만이 다르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쉽지는 않지만 누구든지 자신을 새로운 경험에 노출시키고 일반적인 문제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