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사회

창의력-연상에 연상을 하는것, 다양한 경험 필요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1. 7. 21. 13:02

근래 한국 교육의 화두는 창의력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창의적 재량 학습 등 제도권 교육에서도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선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다. 유동성이 많고 고속 성장을 이뤄온 한국사회에서 신분상승의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던 교육, 때문에 당연스럽게 효율을 추구하게 되었고, 그렇다 보니 주입식 족집게 암기 교육이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이 글로벌 경쟁체제에 접어들게 되자 단순 암기 경쟁력은 한계를 절감하게 되고, 다시금 창의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기 보다 단기간에 우월한 인재가 양성되기를 바라는 것이 지금의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창의성이 화두로 대두되자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방법론을 모색하기보다 '창의적으로 보이는 방법'을 주입시키는 쉬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근래의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예상할 수 없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교육정책에 학생과 교육자, 학부모 모두가 갈피를 잡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교육이 이 불확실한 현실을 돌파하는 방법인가? 길이 안 보일 땐 선인의 방법론을 되새김 하는 것 또한 지혜이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전시기는 정치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실현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패러다임의 전환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시 중세유럽의 귀족들은 자녀를 어떻게 교육했을까? 어떤 교육이 그토록 급격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용인될 수 있는 사회구성원들을 길러낸 것일까?

중세유럽의 귀족들이 선호한 자녀교육은 마차 여행이었다. 저명한 철학자를 고용하여 자녀의 멘토로 삼고 멘토와 함께 2~3년간 그리스로의 여행을 보내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유럽 문화의 근간이 된 그리스의 문화유산과 철학을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봉건 귀족들의 이런 교육은 중상주의시대를 거치며 자산은 축적하였지만 문화/교양적으로는 부족함이 있는 평민자산가들 사이에서 답습되게 된다.

이렇게 마차여행을 통해 양성된 지식인들이 '탈 봉건'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다. 자녀의 마차여행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자랑하는 수단이었던 면 또한 없지 않지만, 그렇게 교육된 자녀들은 창의적 지식인이 되었고, 역설적으로 그 창의적 지식인들은 정치경제의 패러다임을 봉건시대에서 민주주의시대로 바꾸어 놓았다.

중세유럽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한 기본은 경험이다.

창의력은 연상에 연상을 이어나가는 힘이다. 실제 경험을 통해 연상을 이어나가는 것과 텍스트나 심볼을 통해서 습득된 지식을 통해 연상을 이어나가는 것의 차이는 크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입력되어 있는 최적의 코스를 안내하지만, 경험 많은 운전자의 경로 선택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처럼 프로그램에 주입된 '경험'을 통한 판단이 실제로 경험한 사람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판단을 뛰어넘지 못한다.

교육에서 경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양한 경험이 피교육자의 연상과정에 폭넓은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치열한 한국의 상황에서 '아이의 경험을 위한 교육'만을 추구하는 것은 비효율 적이다. 공교육에서 학생 하나하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이러한 괴리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다양한 경험이 본질'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기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