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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1. 8. 16. 09:18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창피해 혼났습니다. 회사원 오모(48)씨는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업무상 필요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했던 오씨는 사용 미숙 탓도 있지만 한 고객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팔로워들에게 모두 공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던 것.

이처럼 SNS가 개인의 생활 패턴을 바꿔놓을 정도로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프라이버시 유출로 SNS를 접거나 아예 탈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화배우 정준호씨의 부인인 이하정 아나운서가 활발하게 이용하던 트위터를 갑자기 탈퇴하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그동안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마음고생 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15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SNS 등 인터넷상의 개인정보 침해 신고·상담 건수는 2010년 5만4832건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6월까지만 이미 5만1370건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 1만8206건, 2006년 2만3333건, 2007년 2만5965건, 2008년 3만9811건,2009년 3만5167건 등 거의 매년 증가해 왔지만 올해의 경우, 증가세가 유난히 가파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신상 털기와 해킹이 기승을 부르면서 SNS에 남겨놓은 개인 정보 유출이 사회문제화 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안형환(한나라당) 의원이 1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KIS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만4260명의 주민번호가 유출돼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떠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까지 계산하면 해외 인터넷에 퍼진 우리 국민의 주민번호는 수십만 건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SNS상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해지자 외국에서는 SNS에 남긴 흔적을 말끔히 지워주는 사이트까지 생겨났다. 네덜란드출신 개발자들이 개설한 '웹2.0 자살기계(www.suicidemachine.org)'는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 자신의 SNS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SNS에 올린 글과 사진을 모두 지우고 계정을 없애주는 서비스를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스토커에서 벗어나세요(Get rid of stalkers)', '진짜 이웃을 다시 만나고 싶으세요?(Wanna meet your real neighbors again?)' 등의 문구를 올려놓고 방문자들의 SNS 탈퇴를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킹과 달리, SNS상의 사생활 유출은 자기가 올려놓은 내용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이므로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한다.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대표는 "우리나라 SNS 사용자들은 해외 이용자들과 비교해 가족 관계나 일정 같은 개인정보를 너무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령구체적인 피서계획 등의 공개는 자칫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