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집배하는 사회

불규칙한 심장의 박동이 건강한 상징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1. 9. 9. 14:38

끊임없이 뛰고 있는 심장의 박동은 살아있음의 상징이다. 심장의 박동이 멈추면 생명은 사라진다. 이토록 우리에게 중요한 심장의 박동 상태는 어떠한가? 우리는 보통 심장이 아주 규칙적으로 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러할가?

1993년 미국 보스턴 대학의 골드버그 교수가 그의 제자와 함께 수행한 실험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의 심장 박동 간격은 불규칙한 반면, 심장병 환자의 박동 간격은 상당히 규칙적이었다. 또한 환자들의 심장 박동이 과거의 박동 패턴과 상관없이 매우 규칙적으로 뛰는데 반해, 건강한 사람의 심장 박동은 한동안 증가하는가 하면 몇 분 후에는 줄어드는 상태가 되곤 하는 요동이 반복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심장은 박동이 느려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스스로 알아서 빨리 뛰어 혈액 공급량을 증가시키고 박동이 빨라서 혈액 공급량이 너무 많으면 스스로 알아서 느리게 뛰어 혈액량을 감소시키려 노력하는 반면, 병든 심장은 과거의 심장 박동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에 전혀 대처하지 못해 그냥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 규칙적인 심장의 박동은 불규칙하지만 그 안에 나름대로의 질서가 들어 있는 카오스 운동이다. 이 불규칙성은 심장의 복잡하고도 정교한 형태의 유연성을 나타낸다. 바로 이 유연한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심장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심장은 정적인 평형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요동치며 변화하는 상태에 있다. 이것이 건강한 심장의 특징이다. 이런 특성은 비단 심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의 뇌파는 불규칙한 곡선으로 나타나는 반면, 사람이 혼수상태에 빠지면 그 뇌파가 단순하고 주기적으로 바뀐다. 건강한 사람의 백혈구 농도는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 한데 반하여 백혈병에 걸리면 그 수치가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된다.

결국 우리는 생명체가 질서 정연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수행하는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불규칙적이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통하여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육체가 이러하건데 우리의 마음은, 정신은 어떠해야 할가 생각해 본다. 마음도 정신도 끊임없이 요동하며 변화하는 상태에 거하여 유연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이 들어 노쇠해 지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심장은 자연적으로 유연성을 잃고 질서 정연하게 기계처럼 박동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은 나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그 유연성과 역동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가 기대해 본다.

건강한 삶의 비밀은 심신의 유연성과 역동성, 여기에 있다고 우리의 심장이 가르쳐주고 있다. 신승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