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물결

아메리칸드림이 사라지고 있다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1. 10. 25. 14:59

미국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9%가 넘는 실업률에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아메리칸 드림'은 박제화된 단어가 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에 무색함을 느끼는 것은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이란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젊은이들은 이런 꿈을 잃어가고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좌절과 분노의 한 표현일 뿐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호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진 이유를 임금 정체, 교육 저하, 청년층 실업, 부의 감소 등 4가지에서 찾았다.

◆임금 정체, 생산성 증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열심히 일하면 노동의 대가를 누릴 수 있다는 전제를 토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열심히 일해도 대가는 더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피터 오스자그 전 의회예산국(CBO) 국장은 지난주 블룸버그통신 칼럼을 통해 기업의 수익 가운데 근로자 급여와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면서 근로자들이 사실상 연간 수천억달러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자그는 이런 현상이 기본적으로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 탓이라고 진단했다. 세계화로 노동 공급이 전세계로 확대된데다 기술 변화와 기계의 등장으로 근로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1990년에는 민간 기업의 수익 가운데 63%가 근로자들의 급여와 각종 수당으로 쓰였다. 하지만 이 비중이 2005년에는 61%로 내려갔고 올해 중반에는 58%까지 떨어졌다.

오스자그는 기업 수익에서 근로자의 임금과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근로자들이 올해만 5000억달러를 더 벌 수 있었다고 추산했다.

게다가 이런 임금 정체 현상은 미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수십년간 임금 증가율은 생산성 증가율에 못 미쳤다. 경제정책 연구소의 지난 3월 조사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10년 사이에 미국이 생산성은 62.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시간당 실질임금은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교육 수준의 저하

교육은 오랫동안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켜 주는 수단이었다. 미국은 거의 100년 전에 고등학교 교육을 일반화했다.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과 로렌스 카츠는 고등 교육의 확대가 미국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고졸자가 늘어나면서 1974년부터 1973년까지 중간계층 가구의 실질소득은 연평균 2.64%씩 늘어났다. 특히 빈곤층 소득이 부유층 소득보다 더 빨리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1974년 이후 30년간 역전됐다. 이 때는 교육 성취도가 급격히 둔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미국은 한 때 고등학교 졸업생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나 최근 몇 년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생 비율은 20세기 하반기 동안 감소세가 이어져 경제 성장과 경제 불평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