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일 오전 10:09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핵심은 ‘진정성’이다. 각 정당이 계파, 지역, 개인적 이득 등 사심이 들어간 공천을 할 경우 철저하게 유권자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각 정당이 얼마나 참신하면서도 역량을 갖춘 인물을 발굴할 수 있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특히 2012년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률이 9% 정도인 시점의 2011년 10·26 재보선에 끼친 영향력도 엄청났는데, 10%· 20%대로 보급률이 높아졌을 때의 영향력은 짐작조차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SNS 등 첨단기술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견인차
이런 전망은 글로벌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 보고서를 책으로 엮어낸 <유엔미래보고서 2025>에서도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 그룹은 전 세계 40개 지부, 각 분야 3000여 명의 학자 및 전문가를 이사로 두고 국제사회에 필요한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고 과학적 미래예측을 통해 미래사회의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세계적 석학들은 ‘사람들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스마트폰, SNS의 확산 등이 정치판을 뒤흔드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사회학자 수레시 페르난도는 “국민들이 집단의식을 가지게 되면서 불만을 대량 분출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미래가 될수록 사람들은 사회 변혁가를 갈망하게 되는데, 이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보다 나은 상황을 인터넷, TV, SNS로 얼마든지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대중들이 원하는 사회 변혁가가 기존의 정치인이나 자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래 사회는 새로운 리더를 원한다. 무언가를 바꿔줄 인물, 즉 영웅을 찾는 것이다. 대중은 기업가나 부유한 정치인이 아니라 나와 공감대를 이루는 사람들이 사회를 바꾸기를 열망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후원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를 읽는 사람들이 그런 기회를 차지하면서 사회 변혁가로 부상하고 있다.” (본문 87~88쪽)
이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SNS를 통해 대중적 인기와 사회적 영향력을 획득한 인사들이 급부상하고 있고, 시민들의 연대가 강화되고 있으며, 권력에 저항하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모금활동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일련의 현상들과 맥이 닿아 있다.
이 때문에 미래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첨단기술이 간접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회의 중요한 역할인 법 제정과 예산 책정을 미래에는 모든 것을 투표로 시행할 수 있는 신직접민주주의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이유는 첨단기술이다. 미래학자들은 놀랍게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촛불시위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한국에 신직접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평범한 시민들이 변화의 주체로…"2012년 대선, SNS 위력 발휘될 것"
기존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배경에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하지 않고 각종 이익집단을 대변하고 있다는, 현재의 간접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똑똑해진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을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거대기업과 단체, 사익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 25세 이하 젊은 세대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특징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그레고리 화이트 기자는 2011년 2월 자신이 쓴 기사에서 정권이 붕괴할 나라들을 꼽았는데 고물가, 실업률 등도 중요한 변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사용하는 인구 중 25세 이하 인구가 50% 정도 되는 나라, 즉 청년이 많은 나라일수록 국가전복의 위험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가 이집트 다음으로 정권이 붕괴될 국가로 꼽은 나라는 모로코,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리비아, 예멘, 파키스탄, 베트남, 베네수엘라, 중국 등이었다.
▲ 방송인 김제동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행위에 익숙한 연예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 10·26 재보선 때 투표소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SNS를 통한 선거운동의 합법화를 끌어내는 계기를 촉발시켰다. 대체 기술은 홀로그램과 같은 3차원 영상기술로, 몇 년 후에는 칩이 몸속에 이식되고 공중에 영상이 나타나게 된다. 곧 조그마한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눈 속에 이식된 칩에서 우리 앞에 영상이 펼쳐지고 터치가 아닌 생각만으로 선택이 이뤄진다. 이쯤 되면 생활이 편리해지겠다는 생각보다 관련 기업들은 생존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유엔미래포럼의 예측력은 상당한데,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현실성 높은 예언을 쏟아낸다. 전 세계 석학들을 끌어 모으고 이들이 연구한 데이터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다. 이들 자료를 참조하면 미래에 대한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적어도 사양 산업이 무언지는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유엔미래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박영숙 전 연세대 교수의 경험을 보면 더욱 신뢰가 쌓인다. 예전 박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는 얘기를 믿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기업이 탄생했다.
조금만 앞서 유엔미래포럼을 알았다면 대박을 거둘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유엔미래포럼은 여전히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며, 장래가 유망한 신사업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으로는 유엔미래포럼은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를 꼽는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 자금이 새로운 에너지 발굴을 위해 모이고 있는데, 정보기술(IT)과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이들 분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가 세계 첨단산업을 이끄는 곳이라는 점에서 결국 인재들이 어느 분야를 전공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이러 전망에 따라 대체에너지를 전공하는 사윗감은 보지도 말고 결혼시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데, 유엔미래포럼은 투자의 귀재들이 태양광과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생산 분야에 많은 자금을 쏟아 붓는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