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물결

가계저축률 3.1%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2. 5. 29. 14:32

한국의 가계저축률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하락하면서 10여 년 만에 가계저축 1위 국가에서 최하위권까지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가계저축률 하락이 투자와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OECD가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23.2%였던 한국의 가계저축률(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비중)은 2011년 3.1%로 20.1%포인트나 급감했다. 이는 조사 대상 1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가계저축률 감소폭이 컸던 일본(8.8%포인트)과 비교해도 2배 이상으로 높다. 1990년대 중반까지 20%대였던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이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떨어진 데는 성장률 하락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 둔화, 사회보장 지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가계저축률은 더욱 낮아졌다. 2009년 4.6%였던 가계저축률은 2010년 4.2%, 2011년 3.1%로 떨어졌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더 하락해 2.9%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은 우리보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사회보장비용을 감당하는 유럽 국가들보다도 낮았다.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 영국은 가계저축률이 각각 16.8%와 11.0%, 7.4%였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가계저축률도 각각 9.7%와 8.0%였다. 심지어 소비 대국인 미국(4.7%)보다도 낮았다. 미국의 가계저축률은 2007년 2.1%로 우리나라보다 낮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보다 가계저축률이 낮은 국가는 덴마크(-1.3%)와 뉴질랜드(0.8%), 일본(2.9%) 등 3개국에 불과했다.

문제는 가계저축률 하락이 경제성장력을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가계저축률 1%포인트 하락 시 총고정투자율과 민간소비 비중은 각각 0.36%포인트, 0.2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소비, 투자 등 내수 감소 등으로 경제성장률은 최대 0.15%포인트 둔화된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저축률 하락은 성장 잠재력 저하, 거시 경제 안정성 훼손 등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저소득층 소득 안정, 저축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가계저축률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