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타의 속삭임 : 손민익 시집

룽타의 속삭임 : 손민익 시집, 도서출판 아마 3. 두 별

때에 따라 체인지하라 2016. 3. 18. 13:37




바이칼 호수 위로 어둠이 내리면

호수의 물결만 은빛 기억을 되새기고

남빛 안개가 피어오른다

 

해가 지평선 밀으로 뚝 떨어지면

하늘에는 두 별이 내려다본다

앞선 별은 조금 크고

뒤따르는 별은 조금 작다

 

앞선 별이 반짝하고 사라져 가면

남겨진 외별은 고독에 지새우다

빛을 잃어간다

 

새벽빛이 밝아 와서

해가 뚝 떨어진 지평선을 비추면

조약돌로 쌓아올린

두 별 무덤이 보인다

 

바이칼 호수위로 어둠이 내리면

무덤속의 두 별이 환생 한다

       

앞선 별은 조금 늦게 걷고

뒤따르는 별은 조금 빨리 걷는다

 

그날 이후

새벽빛은 두 별 무덤을 보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