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열기지금 세계 경제에는 두 가지 큰 화두가 존재한다. 하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불거진 세계적인 불안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는 반드시 해결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월가 점령 시위'로 드러난 기존 시스템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다.
이러한 지구촌 양극화 갈등은 글로벌 기업들의 신년 화두까지 바꿔놓았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 우리 비전은 전 세계인을 연결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며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컴퓨팅 기술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는 "30억유로를 투자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 매일경제 MBA팀은 2011 어젠더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게오르그 켈 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국장과 이승한 한국협회장(홈플러스 회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신라호텔에서 켈 사무국장과 이승한 회장이 대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전문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은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한다. 매일경제 MBA팀은 글로벌 CSR 콘퍼런스 '2011 Agenda'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게오르그 켈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사무국장과 이승한 UNGC 한국협회장(현 홈플러스그룹 회장)을 만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CSR)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2010년 액센추어 보고서에 따르면 CEO 93%가 "지속 가능성은 기업 성공의 핵심 요소"라고 답변했고, 96%는 "지속 가능성을 기업 전략과 운영에 통합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곧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 이승한 회장은 "새로운 기업 생태계(New Eco Circle of Business)가 탄생했다"며 "과거에는 기업이 단기 이윤만 추구하고 제품 경쟁을 통한 우위만 확보하면 계속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젠 반드시 한계에 부딪히게 돼 있다"고 단언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 26000이 최근 도입되면서 기업이 정말 '존경받는 기업'으로 사회 속에서 지속 성장하려면 비재무적 분야도 매우 중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인류를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중요해졌고, 착한 기업가 정신이 진짜 기업가 정신이 된 시대라는 얘기다.
켈 사무국장은 "지금 빈부 격차와 불평등은 단순히 OECD 국가들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경제국가와 개도국도 당면한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다시 '사회적 이슈'가 경제 영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책임 경영과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이 일정 부분 사회 문제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켈 사무국장은 "마이클 포터의 공유가치 창조(creation of shared value) 개념이 UNGC 가치나 방법론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켈 사무국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장기적인 기업 경영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임을 강조하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불안정한 경영 환경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접근할 수 있다. 독일 지멘스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이 비재무적인 문제가 가지고 올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 브랜드 가치는 물론 재정적으로 큰 손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 책임ㆍ윤리 경영이 점차 비즈니스 운영에 중요한 요소로 대두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노출될 수 있는 리스크를 예방하고 축소해준다는 것이다.
둘째, 단순히 리스크를 줄인다는 수동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긍정적이고 적극적 가치 창출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른바 사회책임투자원칙이 경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녹색 성장과 녹색 경제 화두를 재빨리 파악한 기업들은 '친환경 경영'에 곧바로 돌입했고, 경쟁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은 이제 당연시됐지만 다른 기업들 행태를 무조건 따라가서는 안 된다. 각 기업이 속한 업종과 기업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
이 회장은 "많은 경영자가 사회공헌 활동에 드는 돈을 비용으로만 생각하는데, 이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어떤 산업에 자기 기업이 속해 있는지, 추구하는 기업가치가 무엇인지에 따라 전략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전략적 사회 책임 경영'과 관련해 자신이 운영하는 홈플러스그룹의 친환경 경영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대형 유통 사업이 대량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반환경적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는 '친환경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홈플러스 하루 평균 방문고객이 150만명이고 연간 5억5000만명에 육박한다"며 "이 고객들에게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과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하면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매장 내 식품 보관용 냉장고 문을 닫기만 해도 1년에 나무 120만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호소하는 아이콘을 냉장고에 붙였고, 냉장고 문을 닫기 시작한 뒤 감소했던 매출이 열어둘 때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략적 친환경 경영, 전략적 사회 책임 경영이 통했다는 얘기다.
켈 사무국장도 "서울 글로벌 콤팩트 연구센터가 발간한 5W, 지구, 기후, 물, 지혜, 복지 보고서는 각 나라 고유 문화와 전통에 근거한 노력이 환경 보호와 친환경적인 전략 변화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과 친환경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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