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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익 사진전

손민익 세번째 사진전 <여행, 크사나> 은평문화예술회관(2022.5.23~6.4) 전시 작품 및 작가 노트입니다.

손민익 세번째 사진전 <여행, 크사나> 은평문화예술회관(2022.5.23~6.4) 전시 작품 및 작가 노트입니다.

물을 얻고(得水)바람을 막는다(藏風)

그중에서 으뜸은 득수(得水)입니다.

 

바람 많은 땅에 바깥으로 소나무·대나무를 심어 높은 바람을 막고,

그 안쪽에 동백·수국을 심고,

땅에서 캐낸 돌로 담장을 쌓아 낮은 바람을 막고,

안으로 연못을 조성해서 생명이 자라게 하여

복토(福土)로 만들어가는 것은

신라시대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 오랫동안 살아온 선인(先人)들의 삶의 지혜입니다.

 

지자 낙수(智者樂水)라 하듯이, 물은 삶의 지혜를 의미하며,

득수(得水)란 또한 재물을 얻는 것을 뜻합니다.

컨테이너 가득히 화물을 싣고 입항하는 큰 배는

가득한 재물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최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림과 사진 등 좋은 예술작품에는 에너지가 담겨 있습니다.

사진은 제가 몇 해 전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타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찍은 득수의 풍경입니다.

디아섹 액자로 작은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였습니다.

거실이나, 서재에 걸어두고 가끔 보시면 좋은 에너지가 스며들 것입니다.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문경새재 가파른 고갯길 한 귀퉁이,

응달의 잡초 속에

한 송이 야생화가 피어 있습니다.

 

무심하게 철 따라 피고 지던 그 꽃은 보았습니다.

수백 년 전 과거에 낙방하고 고갯길 넘어 낙향하던

영남 선비의 눈물 젖은 얼굴과

무거운 봇짐을 지고 문경새재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내리던

봇짐장수들의 고달픈 여정과 시름에 젖은 눈빛들을 ·····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철 따라 피고 지던

그 꽃들 속에서

 

잡초의 그늘에조차 묻힌 채,

늦게 핀 꽃은 보았습니다.

일찍 지는 꽃들을.

사람아. 사랑아.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의 모음, 몸. 몸은 무엇인가? 부모에게 생겨나기 전에 그대의 몸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모이지 않으면 흩어짐도 없듯이 그대, 몸을 받지 않았다면 늙음도 죽음도 없으리. 행위가 존재를 결정하고 그중에서도 뜻의 행위가 가장 무겁다네 그대는 어떤 몸을 받아 다시 태어나려 하는가. 지금 여기에 살아있음이 행복임을 인식하며 한바탕 멋진 삶의 춤을 추어보시게 드넓은 바다 위를 날아가는 갈매기에 마음을 실어 별을 스치는 바람 속으로 그대, 스며들게나. 사람아.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