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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연구

성장의 한계

로마클럽이라는 지식인그룹이 이른바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한건 1972년이다. 세계인구와 성장률들을 감안할 때 세계가 가진 보유자원 그러니까 에너지나 식량은 곧 바닥이 날 수밖에 없고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어서 1973년 세계는 오일쇼크를 겪었고 자원부족과 경제성장문제는 세게 경제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물론 비판도 제기됐다. 근거도 부족하고 계산도 틀렸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세계는 오일쇼크를 견뎌냈다. 성장은 이어졌다. 우선 70년대의 식량부족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쉽게 끝났다. 이른바 녹색혁명으로 불린 기술발전 덕분이었다. 종자개량과 개선된 비료, 대대적인 관개사업이 식량공급을 크게 늘렸다. 에너지 자원도 바로 바닥이 나지는 않았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오일쇼크 이후 세계 경제는 힘든 15년을 보내야 했다. 성장률은 60년대 평균 5퍼센트에서 70년대와 80년대 평균 3퍼센트로 떨어졌다. 투자는 위축됐고 수익성은 나빠졌다.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미국의 연방은행을 포함해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돈줄을 풀었고 그 결과는 경기회복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었다. 성장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어야 했다.

앞으로는 어떨까. 지난 시절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이 올까. 아니면 아예 이제 세계경제는 드디어 성장의 한계에 온 걸까. 오래전 예상했던 손님을 이제야 맞게 되는 걸까 .지금 자원부족현상은 과거와는 다르다.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때문이다. 세계의 원유생산량은 1960년 하루 2천백만 배럴에서 1973년까지 5천6백만 배럴로 세배로 늘었지만 그 후로는 30퍼센트가 늘어난 게 고작이다. 지금 하루 생산량은 7천3백만 배럴이다. 특히 중동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2천백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뒤 1974년 이후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영국의 북해산 원유생산 규모는 오히려 줄고 있기도 하다.

반면 식량을 포함해 자원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그럴만도 하다. 74년에는 세계 인구 40억 명에 세계의 총생산 규모는 지금 기준으로 23조 달러였다. 하지만 지금 세계 인구는 67억 명으로 늘었고 총생산은 65조 달러로 증가했다. 70년대와 비슷한 4퍼센트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다해도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식량생산에 치명적일 수 있다. 73년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적으로 170조톤 정도였다. 현재는 300조톤 규모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식량수요에 공급이 따라가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예 경제성장이 드디어 한계에 왔다면 어떨까. 오랫동안 경제성장은 경쟁적인 시장 환경과 바람직한 투자 유인 제도를 갖추고 세계교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적절한 거시경제정책만 쓰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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