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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생각하며

사랑은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

개인의 좌우명이 태도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듯이 기업이 내건 슬로건도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류를 아름답게’, 이것은 한 화장품업체의 슬로건이다. ‘고객이 행복해질 때까지’는 한 대기업의 슬로건이다. ‘기쁨주고 사랑받는 ○○○’, 이것은 방송국 슬로건이다.

요즘 내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기업 슬로건은 웅진그룹이 내건 ‘사랑은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다. 직원사랑, 고객사랑은 뜨겁게 하고 지구 온난화에 적극 대응하는 환경경영을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슬로건을 내걸면 기업의 문화가 바뀌고 체질이 바뀐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격언은 진실을 담고 있다. 좌우명, 사훈, 가훈, 슬로건이야말로 개인, 기업, 가정의 운명을 바꾼다. 골프장에서든 경영현장에서든 긍정적인 말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상도는 상술과 거리가 멀다. 상도는 돈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 쓰는 방법이다. 장사꾼은 장사만 해야 한다. 돈, 권력, 명예 중 어느 하나도 다른 하나와 같이 할 수 없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꿈은 크게, 실행은 작고 꾸준하게’

최인호 선생의 소설 ‘상도(商道)’에 나오는 말이다.

밤 9시 뉴스를 보면 기업인들이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잡혀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최인호 선생의 말처럼 상도를 잘 지켰더라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큰돈을 벌었지만 돈 쓰는 방법을 몰랐고, 돈과 권력과 명예를 한꺼번에 잡으려 한 것이 비극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요즘 최인호 선생의 ‘상도’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일부러 다시 읽어보고 있다. ‘무소유’에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있다. 법정스님이 가장 좋아한 분은 수연(水然)스님이었는데, 이미 돌아가셨다. 언젠가 시골에서 두 스님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수연스님이 주머니칼을 꺼내더라는 것이다. 웬일인가 했더니 버스 창틀에 풀려있는 나사못 두 개를 발견하고 정성껏 그것을 조이더라는 것이다. 작은 일이라도 나와 우리와 세상을 위해서 실천하는 게 선행 아닌가?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작은 선행들이 넘치는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꿈은 크게, 실행은 작고 꾸준하게!’ 필드에서 동반자를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가? 성의껏 디봇(diviot)을 정리하는 사람, 담배꽁초나 휴지를 자연스럽게 집어 드는 사람, 필드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나 작은 돌멩이를 밖으로 치우는 사람…. 이처럼 작은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행운도 따른다.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은 1인당 GDP가 1만5000달러가 넘으면 기능보다는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이미 감성형 사회로 전환됐다. 감성형 사회에서는 이성적인 두뇌보다 감성적인 마음이 사람을 움직인다. 이처럼 큰 변화가 생기면 경제의 패턴이 바뀌고 경영방식도 바뀌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실제로 농경사회에서는 육체 노동력이 중요했고 산업사회에서는 기계의 힘이 중요했던 반면, 정보화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중요했다. 후기정보화사회인 21세기에는 창의력과 감성력이 더 중요하다.

큰 흐름으로 볼 때 인류는 손발경제와 두뇌경제를 거쳐 마음의 경제로 이행한 것이다. 마음의 경제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통은 ‘두뇌-두뇌’가 아니고 ‘마음-마음’이다. 먼저 마음이 통하면 두뇌가 긍정적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원리는 미국 긍정심리학회를 이끌어온 마틴 샐리그먼 교수 등 많은 학자가 논문에서 검증한 바 있다.

마음과 마음의 소통

먼저 감성력을 활용해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성세대는 감성력이 부족해서 손해 보는 게 많다. 감성력에 관해서는 묘한 패러독스가 있다. 감성력이 필요한 지도자에게 오히려 감성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묘한 법칙이 있는 것이다.

‘첫째, 학력과 감성력은 반비례한다. 둘째, 나이와 감성력은 반비례한다. 셋째, 사회적 지위와 감성력은 반비례한다. 넷째, 분주함과 감성력은 반비례한다.’‘사랑’ ‘행복’ ‘꿈과 희망’ ‘재미’ ‘예술’ ‘나눔과 배려’ 등이 감성경영의 키워드들이다. 따라서 감성경영, 아트마케팅 같은 용어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아담과 이브 시절 유혹을 상징하는 것이 사과였고 문화의 도시 뉴욕의 상징도 사과이며 현대 IT문화를 이끌고 있는 것도 사과입니다. 사과는 인간에게 제1의 감각을 상징합니다. 제가 마지막 사과를 발견한 셈이지요.”

“이상하게 일이 안 풀리는 것을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고, 이상할 정도로 일이 잘 풀리면 샐리의 법칙이라고 하죠. 나는 다암의 법칙을 믿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공군장교 시절 그리고 사업을 하고 큰일을 벌일 때마다 특이할 정도로 일이 잘 풀려요. 춘천에 다암을 짓기로 결정했는데, 올해 춘천에서 월드레저총회가 열립니다. 그리고 교통을 포함해 모든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어요. 모두 다암의 법칙 덕분이죠.”

꿈은 크게, 실천은 작고 꾸준하게

제3의 자본’이란 책을 펴냈다. 제3의 자본이란 사회적 자본, 즉 신뢰·규범·네트워크 등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무형자산을 가리킨다.

“우리 사회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첫째 법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사회적 네트워크가 혈연 지연 등 지엽적으로 형성돼 아는 사람끼리만 신뢰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도에서는 특히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검찰 스폰서 사건처럼, 신뢰도에 도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클레아몬트대에서 공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SERI에 입사한 그는 2007년 ‘행복한 한국인의 7가지 조건’을 발표해 많은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젊어야, 남보다 잘산다고 느껴야, 많이 배워야 한국인은 행복하다고 느낀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행복과 신뢰 측정을 통해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개선할 수 있으니까요.”

우주에는 은하가 수천억개 존재할 만큼 광활하기 때문에 진화한 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추측한 뒤 “우리가 외계 생명체와 접촉을 시도한는 건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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