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을 대표하는 중국 선불교의 행복론은 비움의 철학이 핵심인 데 비해 서양철학을 대변하는 고대 그리스철학의 행복론은 채움의 철학에서 완성된다.'
불교와 서양철학, 사회(윤리)학, 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동서고금의 행복론을 책으로 집대성하고, 해당 학자와 종교인들이 행복을 주제로 한 연찬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는 이번주 초 '행복, 채움으로 얻는가 비움으로 얻는가'(운주가)에서 동·서양의 행복론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제기하며, 관련 학자들이 오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제9회 학술연찬회를 연다.
박영환(중어중문학) 동국대 교수는 송대의 대문장가인 소식(동파)의 선시에서 나타난 '선불교의 행복론'을 통해 동양적 행복론을 정리한다.
박 교수는 분노하지 않고 세속일체의 번뇌와 애증의 분별심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비우는 달관적 태도를 취해온 소식의 행복론을 '수연자적(隨緣自適·주어지는 상황에 순응해 유유자적한다)'의 행복과 '일체개공(一切皆空·모든 존재는 다 실체가 없다)'의 행복으로 정의한다.
소식은 수많은 정치적인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외유내불(外儒內佛)의 정신적인 구도자의 길을 견지해 철저하게 '비우는 자세'로 일관해온 인물이다. 박 교수는 "소식은 인생의 고난을 뛰어난 창작으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대승공관, 수연자적, 무집착, 원융무애 등 인연을 따르는 인생관을 통해 진정한 선불교 수행자의 행복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소식의 초탈한 삶은 현대의 각박한 생활에서 행복을 찾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고 설파했다.
이에 비해 강상진(철학) 서울대 교수는 서양 고대철학을 완성한 아리스토텔레스와 중세철학의 새벽을 연 아우구스티누스의 인간적 행복과 신적 지복(至福)을 비교 검토해 '서양철학의 행복론'을 심층 해부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은 탁월성(덕)에 따른 영혼의 활동으로 정의하는데 인간적 행복의 한계인 운명의 의미를 정확히 통찰하되,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신에게 기도하는 길을 택하지 않는 등 인간적인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은 '인간적 행복'인 데 비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진정한 행복은 죽음의 한계를 넘어서 영원한 것이어야 하며 그것이 참된 행복, 곧 지복이라고 주장해 차이를 드러낸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진정한 인간 본성의 완성은 제대로 된 사랑의 질서 속에서 탄생한 공동체인 '신국(神國)'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거기에서 영원한 행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강 교수는 "서양철학에서의 행복은 비움보다는 채움으로 완성되는 것 같다"며 "물론 그 채움의 내용은 열려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결론지었다.
권석만(심리학) 서울대 교수는 "셀리그먼은 자기실현적 행복관에 근거해 행복한 삶의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긍정적인 정서를 느끼며 살아가는 즐거운 삶, 둘째 관여적인 삶, 셋째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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