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시대(夷狄時代 : 280~1911) ; 왕지부도왈이적(王知不倒曰夷狄) 각국 왕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크게 다투던 시대로 서로 다른 나라를 오랑캐로 간주하던 시대이다. 중국은 주변 민족을 크게 넷으로 나누어 동이(東夷) • 서융(西戎) • 남만(南蠻) • 북적(北狄)이라 불렀다. 하지만 오랑캐라 불리던 민족도 세력을 얻으면 역시 다른 민족을 오랑캐로 간주하였다. 280년에 건립된 서진(西晉)이 망하고, 317년 사마예가 중원과 지방 토착호족의 추대를 받아 동진(東晉)을 세웠다. 이 동진 왕조와 때를 같이하여 중국 북부에는 흉노(匈奴), 선비(鮮卑), 갈(乫), 저(楮), 강(羌) 등 다섯 이민족이 약 130년 간 중국 북부에 16개의 왕조를 세웠는데 이를 5호16국이라 한다. 이들 중 선비족(鮮卑族) 출신의 탁발씨(拓跋氏)가 439년에 북부(北部)를 통일하고 남부는 송(宋)의 유유(劉裕)가 통일함으로써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가 열렸다. 이후 수나라(隋) 문제(文帝)가 북쪽의 호족들을 물리치고 남쪽으로 내려와 5호16국 중 남조(南朝) 최후의 진(陳) 왕조를 멸망시켜 통일천하를 이루었다. 그러나 수(隋)나라는 겨우 3대 39년 만에 망하고 당(唐)나라가 건립되었다. 당나라는 618년에 이연(李淵)이 수나라를 멸하고 세운 나라로써 이연의 아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이 24장(將)의 도움으로 천하를 통일하였다. 그러나 당은 건국한 지 20대 290년 되는 907년에 후양(後梁)에게 멸망하였다. 당이 망하자 중국 대륙은 또다시 분열되어 5대10국 시대가 약 반세기 동안 존속하다가 이후 송(宋)나라 태조(太祖) 조광윤에 의해 통일되었다. 그 후 12세기 초엽 여진족(女眞族)이 세운 금(金)나라는 요(遼)나라를 멸망시킨 여세를 몰아 북부 중국으로 쳐들어와 1127년 송나라의 수도 개봉을 함락하고, 송나라 고종(高宗)이 강남으로 피난하여 임안[臨安:지금의 항주(杭州)]에 도읍을 정하고 남송(南宋)이라 하였다. 그러나 북부 몽고에서 일어난 칭기즈 칸이 금나라 등을 멸망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남송을 침입하여 결국 송은 망하고 몽고족에 의한 원(元)나라가 서게 되었다. 그러나 원나라는 불과 90년 만에 망하고 주원장(朱元璋)이 1368년 명(明)나라를 세워 남경(南京)에 도읍을 정했다. 이후 신종(神宗) 만력제(萬曆帝)가 즉위하면서부터 동북쪽의 여진족 누루하치가 그 세력을 확장하더니 명나라는 17대 숭정제(崇禎帝)에 이르러 끝내 북경이 함락되고 명나라는 17대 227년 만에 멸망했다. 그리고 여진족에 의해 청(淸)나라가 세워졌다. 청나라도 말기에 이르러 국내적으로는 백련교도(白蓮敎徒)의 난과 태평천국(太平天國)의 난이 일어나고, 국외적으로는 아편전쟁과 1856년 에로우 호 사건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의 공격을 받아 수도 북경이 함락되어 청나라는 스스로 침몰하였다. 그리고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자 청나라는 최후의 황제 부의(溥儀)를 마지막으로 멸망하였다.
6. 금수시대(禽獸時代 : 1911~현재) ; 부지강상왈금수(不知綱常曰禽獸) 인간의 근본(根本)을 잃고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일상의 도리[常道]를 알지 못하는 금수(禽獸)들의 인두겁 시대. 중국의 중원은 삼국통일 이래로 오랜 세월 동안 외부의 오랑캐라 불리는 세력들에 의해 뺏고 빼앗기는 공방전을 거쳐 왔다. 이러한 와중에 인간성의 타락은 극도에 이르고 결국 모든 전통과 문명조차도 상실되어 오직 본능적 욕심과 야욕으로만 일관하는 금수와 같은 마음으로 타락되어갔다. 이것은 소강절이 중국을 배경으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였지만 결국 이러한 양상은 전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물질문명이 앞선 서양세력들은 힘의 우위를 내세워 전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고 인간으로서는 차마 행할 수 없는 인신매매까지도 서슴치 않았다. 또한 동양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권력을 쥔 위정자 계급들은 힘없는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그야말로 인륜도덕이 사라진 금수세상으로 변하여 전 인류는 진멸지경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반적 상황들에 대하여 소강절은 미리보기라도 한 듯이 이미 오래 전에 육도수(六度數)로써 밝혀놓았던 것이다.
『채지가』 ‘춘삼노인 이야기’에도 위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다.
천황지황 개벽후에 인황시대 언제련고 반고인이 지낸후에 삼황시대 이때로다. 삼황시대 지나가고 오제건곤 어느땐고 오제건곤 지나가고 왕패시대 되었구나. 왕패시대 지나가고 이적금수 운수로다. 이적시대 지나가고 금수운이 이때로다. 개벽이후 몇만년후 금수시대 당했구나.
이제 금수시대를 당한 세상은 누군가가 잡지 않으면 진멸할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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